
시몬 드 보부아르
Simone de Beauvoir
1908 ~ 1986 · 현대 · 페미니즘 철학
여자는 태어나지 않고 만들어진다
보부아르는 파리의 보수적인 가톨릭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뒤 집안 형편이 기울자, 결혼 지참금 대신 스스로 벌어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그녀를 공부로 이끌었습니다. 1929년 스물한 살에 철학 교수자격시험에 당시 최연소로 차석 합격했고, 수석이었던 사르트르와 결혼하지 않고 서로의 자유를 인정하는 평생의 동반 관계를 맺었습니다. 그녀는 사르트르의 제자나 해설자가 아니라 독자적인 철학자였습니다. 『애매성의 윤리』(1947)에서 인간은 자유이면서 동시에 몸과 상황에 묶인 애매한 존재라고 보았고, 내가 자유롭기를 원한다면 타인도 자유롭기를 원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1949년 『제2의 성』에서는 인류 역사에서 여성이 남성을 기준으로 한 '타자'로 규정되어 왔으며, 여성다움은 타고난 본성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소설 『레 망다랭』으로 공쿠르상을 받았고, 네 권의 회고록으로 한 여성이 자기 삶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그린 『아주 편안한 죽음』과 『노년』에서는 늙음과 죽음이라는, 사회가 외면하는 경험을 정면으로 다루었습니다.
핵심 사상
여자는 만들어진다on ne naît pas femme, on le devient
'여자다움'은 타고난 본성이 아니라 교육과 관습과 제도가 만든 상황이다.
애매성l'ambiguïté
인간은 자유로운 주체이면서 동시에 몸과 시간과 타인에게 묶인 존재다.
타인의 자유를 원하기vouloir les autres libres
나의 자유는 타인의 자유를 원할 때만 온전해진다.
타자로 규정된 존재l'Autre
남성이 기준(주체)이 되고 여성은 그 기준에서 벗어난 '타자'로 정의되어 왔다.
진정한 사랑l'amour authentique
사랑은 상대 안에 자신을 지우는 것이 아니라, 두 자유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노년이라는 상황La Vieillesse
노년은 자연의 쇠퇴만이 아니라 사회가 노인을 쓸모없는 타자로 밀어내는 상황이다.
전해지는 이야기
친구 르네 마외가 그녀의 성 '보부아르(Beauvoir)'가 영어 '비버(beaver)'와 비슷하다며 '카스토르(비버)'라는 별명을 붙였습니다. 늘 부지런히 일한다는 뜻이기도 했고, 사르트르는 평생 그녀를 이 별명으로 불렀습니다.
보부아르는 사르트르의 사상을 여성 문제에 적용했을 뿐이다.
상황의 무게, 타인의 자유, 몸과 나이에 대한 분석은 그녀 고유의 것이며, 사르트르의 후기 사상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연구가 많다.
읽어 볼 책
- 『제2의 성』입문 추천생물학·정신분석·역사·신화에서 여성이 어떻게 '타자'로 규정되어 왔는지 분석하고(1권), 여성이 어린 시절부터 노년까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체험의 층위에서 추적한(2권) 현대 페미니즘의 고전.
- 『애매성의 윤리』신 없는 세계에서 가능한 실존주의 윤리를 제시한 철학 에세이. 인간의 애매한 조건과 타인의 자유를 원해야 할 이유를 논증한다.
- 『얌전한 처녀의 회상』입문 추천부르주아 가정의 딸이 신앙을 잃고 공부와 자유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 벗 자자의 죽음을 그린 회고록 1권.
- 『아주 편안한 죽음』암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어머니의 마지막 몇 주를 딸의 눈으로 기록한 짧은 책. 죽어 가는 이 곁을 지키는 경험에 대한 정직한 증언.
- 『노년』생물학·역사·사회·개인 체험을 통해 노년을 분석하고, 사회가 노인을 보이지 않는 타자로 만드는 방식을 고발한 책.
삶의 궤적
- 1908파리 몽파르나스의 부르주아 가정에서 태어남
- 1918가톨릭계 여학교에서 평생의 벗 자자(엘리자베트 라쿠앵)를 만남(추정)
- 1929철학 교수자격시험 최연소 차석 합격, 사르트르와 계약적 동반 관계를 맺음. 같은 해 자자가 스물한 살로 세상을 떠남
- 1931마르세유, 이후 루앙과 파리의 리세에서 철학 교사로 일함
- 1943첫 소설 『초대받은 여자』 출간. 한 학생의 어머니가 제기한 고발로 교직에서 해임됨
- 1947『애매성의 윤리』 출간, 미국 순회 중 작가 넬슨 올그런을 만남
- 1949『제2의 성』 출간, 큰 논쟁을 일으킴
- 1954『레 망다랭』으로 공쿠르상 수상
- 1958회고록 1권 『얌전한 처녀의 회상』 출간
- 1964어머니의 투병과 죽음을 기록한 『아주 편안한 죽음』 출간
- 1970『노년』 출간
- 1971낙태 경험을 공개 고백한 「343인 선언」을 작성·서명, 이후 여성운동에 적극 참여
- 1981사르트르의 마지막 10년을 기록한 『작별의 의식』 출간
- 1986파리에서 사망, 몽파르나스 묘지 사르트르 곁에 묻힘
그녀는 결혼하지 않고, 아이를 낳지 않고, 스스로 벌어 살며, 글로 자기 삶을 만들어 간 여성의 길을 직접 보여 주었습니다. 사르트르와의 관계는 서로의 자유와 정직을 원칙으로 삼은 실험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실험에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두 사람이 젊은 여성들, 특히 보부아르의 제자였던 이들과 맺은 관계는 훗날 당사자의 회고록(비앙카 랑블랭 등)을 통해 상처와 조종의 기록으로 드러났습니다. 타인의 자유를 원해야 한다고 쓴 철학자가 가까운 이들의 자유를 존중하지 못했다는 비판은 그녀의 삶과 사상 사이의 가장 날카로운 균열입니다.
학파 · 페미니즘 철학
나 혼자의 문제라 여겼던 억압과 자책을 사회적 맥락 속에서 다시 보고, 내 삶을 스스로 정의할 권리를 되찾는다.
이런 물음에 특히 잘 답합니다
해 볼 수 있는 수련
- '원래' 추적하기 — 성별·나이·가족 역할에 대한 기대가 버겁게 느껴질 때나에게 붙어 있는 '원래 ~해야 해'라는 규칙을 세 개 적고, 각각을 누구에게 언제 처음 배웠는지 적는다. 그 가운데 지금의 내가 동의하지 않는 것 하나를 고른다.
- 나만의 기획 지키기 — 관계 속에서 자신이 사라지고 있다고 느낄 때연애·결혼·육아와 상관없는 나만의 일이나 배움 하나를 정해 매주 고정된 시간을 들인다. 관계가 바빠져도 그 시간은 지킨다.
- 자유 저울 — 가족·연인과의 갈등이나 도덕적 선택 앞에서결정 앞에서 이 선택이 나의 자유와 관계된 타인의 자유를 각각 넓히는지 좁히는지 표로 적어 본다.
남긴 말
“사람은 여자로 태어나는 것이 아니라 여자가 되는 것이다.”
『제2의 성』 2권 1부 1장 「어린 시절」, 첫 문장
“자유롭기를 원한다는 것은 타인도 자유롭기를 원한다는 것이다.”
『애매성의 윤리』 2부 「개인의 자유와 타인」(정확한 위치 확인 필요)
“여자가 약함이 아니라 강함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날, 사랑은 치명적 위험이 아니라 삶의 원천이 될 것이다.”
『제2의 성』 2권 3부 2장 「사랑하는 여자」, 마지막 단락
“자연스러운 죽음이란 없다.”
『아주 편안한 죽음』 마지막 장